School 101 (4)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4년 27명을 마주한 역주행기 28년 전 고등학생일 때 우리 반 인원은 60명에 육박했다. 전통적으로 인문계 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연합고사 컷오프 점수가 성별에 따라 달랐고 여학생 컷오프 점수는 늘 남학생 점수보다 높았다. 그런데 우리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그 해에 그 길고 긴 전통이 깨졌다. 어째서 같은 점수를 받았는데 성별에 따라 누구는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하고 누구는 가능하지 않은가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딱히 무어라 변명할 수 없었던 교육청은 즉시 인문계 컷 점수를 남녀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미 컷 점수는 발표가 났던지라 결과적으로 인문계 여자 고등학교들의 입학생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변하지 않은 교실의 크기를 생각하면 어떻게 교실이라는 공간에 큰 책가방 하나와 .. IB는 직무유기다 글머리(Disclaimer) : 미리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 - 이 글을 쓰는 이는 현재 일반고에 재직중인 20년차 중등 교사이고 지난 2021년 고등학교 신입생을 담당해 가르치다 2022년부터는 이들의 담임을 맡아 고3인 현재까지 가르치고 있다. 즉, 교직 생활 20년만에 한 학년의 학생들을 입학부터 졸업까지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 무엇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알 수 있는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그들의 과제물 특히 아이들이 쓰기와 말하기 수행평가를 준비하면서 작성하고 제출했던 기록들을 보여주고 싶다. 요즘 웬만한 과목에선 모두 학생들에게 논리적인 글쓰기와 특정 주제에 대한 구술 발표를 요구한다. 글쓰기나 발표를 어렵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참고할 수 있는 예시를 제시하고 개요쓰기부터 살을 .. 고교학점제를 살리려면 고교학점제에 대해서 지금까지 내가 인지한 바로는, 아직은 고등학생이 아닌 학생들과 그들의 학부모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것 같다. 아마도 어떤 ’근본적 변화‘를 기대하는 것 같은 그들의 센티멘트에선 내가 중학생일 시절 당시 처음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이야기하던 선생님들의 열띤 목소리에서 느껴지던 들뜬 흥분감이 느껴진다. 이미 몇년 전부터 전국의 많은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또는 선도학교 등으로 선정되어 실제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것처럼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이미 전국의 고등학교 시스템은 학점제에 익숙해져 있다.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학교 현장에서의 혼란은 그닥 크지 않을 것이고, 이미 각종 시나리오에 대한 예비는 어느 정도 돼 있는 셈이다. 거기다 올해부터 국/영/수 과목에서는최소성취.. 고등학교가 전쟁터라 비유되는 이유 “아침이 안 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밤에 잠을 안 자요.” A는 특유의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던하고 감정의 기복이 없어 보이고 주변에서 애들이 어떤 장난을 쳐도 혼자서 수학문제를 묵묵히 풀어나가는 A는 어느 월요일 갑자기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늘 묵묵히 자기 일을 알아서 잘 해오는 아이라 생각했던 어머니에게도 A의 그런 모습은 낯설었고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지 않느냐’는 A의 비난에 그동안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는 것 같아 그저 미안해할 뿐이다. 교차지원으로 컴퓨터 공학에 지원하겠다는 A의 고민은 이제는 공식적으로 사라진 문/이과 선택의 기로에서부터 시작된다. 미적분의 선택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사실상의 문/이과의 구분을 무시하고 상대적으로 수학에 약한 아이들이 많은 모집단에서 내신을 잘 만들.. 이전 1 다음